2014년 7월 18일, 대구 시내의 달콤 커피에서 Astell&Kern 기기들의 청음 기회가 있어서
AK120의 2세대와 AK240의 소리를 두 시간 정도 각종 리시버와 헤드폰 등으로 확인하고 왔습니다.

달콤커피에 도착해서 3층으로 가니 아이리버 직원 분들이 카페 한 칸을 빌려서
청음하기 참 좋은 조용한 분위기로 만들어 두셨더라구요.
간단하게 이름 확인하고 무언가 선물을 쥐어주셨는데 나중에 확인해보니 아이리버에서 나온 방수팩. +_+
흐흐, 당장은 쓸 일이 없지만 언젠가는 분명히 쓸 일이 생기겠네요. 

그동안 말로 참 많이 들었던 아스텔앤컨 제품들의 첫 인상은 만듦새가 정말 고급스러워 보였습니다.
단단한 메탈바디에서 품어져 나오는 그 포스는... '이건 비싸다'는 느낌을 팍팍 풍기네요.
손에 드는 순간 차가우면서 묵직한 느낌이 일단은 좋았지만 포터블 기기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엄청난 무게감이네요.

그리고 상당히 고가~중가로 분류된 많은 종류의 헤드폰과 리시버들도 준비되어 있었는데 뭐.. -_-;
정말 탐이 나지만 저에게 있어서는 빛좋은 개살구에 가까운 기기들, 준비된 기기들의 목록은 대충 아래와 같습니다.
이어폰 헤드폰
ACS T1
AKG 3003
Astell&Kern AKR02(밸런스드, 언밸런스드타입)
Astell&Kern AKR03(JH Audio Roxanne)
Audio Technica ATH-CKR10 / ATH-CKR9 / ATH-IM04
Audio Technica ATH-IM70
Aurisonics ASG-2.5
Earsonic S-EM6
Final Audio Design Adagio V / Haven VI / Piano Forte VIII
FitEar 334 / MH335DW
JH 13 pro / JH 16 pro
Sennheiser IE800(밸런스드, 언밸런스드타입)
Shure SE846
UE 18pro
Ultrasone IQ
​UBIQUO UBQ-IL300
AKG K812
Audeze LCD-3
Audeze LCD-X
Audeze LCD-XC
Beyerdynamic T5P (밸런스드, 언밸런스드 타입)
Final Audio Design Pandora Hope VI
MrSpeakrs Alpha dog
Sennheiser HD800
Sennheiser Momentum
Shure SRH1540
Shure SRH1840
Ultrasone Edition 5
Ultrasone Edition 8 Julia
처음에 수령한 기기는 AK120 2세대 제품이었는데 나중에 AK240과 비교하기 위해 일단 레퍼런스를 AK120으로 잡고
'버스커 버스커 - 처음엔 사랑이란 게' MQS 트랙을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여러 헤드폰과 이어폰를 번갈아가며 들어보다가 아스텔앤컨 기기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느낀 게 있다면
기본적으로 플랫한 EQ가 아니라 PRO라는 EQ 세팅을 가지고 있다는 점.
PRO 세팅은 수정이 불가능하며 어떤 세팅인지 알 수는 없지만 대력 저음과 보컬영역의 중역대가 부스트 되는 세팅인데
플랫한 성향을 가진 오픈형 모니터링 헤드폰인 AKG K812의 경우 음악의 좀 더 맛있게 들리는 경향이 있으나
애초에 저역이나 중역대가 좀 세게 세팅되어 나오는 AKR02와 같은 이어폰들은 같은 아스텔앤컨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AK120 / AK240과 어울리지 않는 소리를 들려주네요.
EQ세팅을 새로 추가해서 나름대로 맞는 소리를 찾아주면 되긴 하지만 초기 EQ 세팅은 어떤 면에서는 독이 될 수도 있는 느낌.

여튼, 저는 플랫한 소리가 취향이다보니 기본 PRO가 아니라 EQ를 초기화시켜서 플랫한 상태로 청음을 진행했는데
AK120 2세대에서 들은 MQS 파일의 사운드는 정말 저역의 충분한 펀치감, 보컬 대역에서의 전달력,
고음에서의 존재감 있고 찰진 Hihat과 심벌 사운드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AK240은 AK120과는 사운드 성향이 조금 달랐는데요, AK120이 조금 디지털처럼 차가운 고음영역대를 가졌다면
AK240은 따뜻하면서도 찰진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역이나 중역대의 사운드도 AK120에 비해 소리 성향이 조금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걸로 봐서는 사운드에 차별화를 시도한 듯.
120의 심벌이 그래도 조금 공격적이고 차갑게 느껴져서 상대적으로 좀 더 피로감이 쉽게 느껴지는 반면
240은 전혀 피로감이 느껴지지 않는 그런 부드러운 고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AK120듣다가 240들으니까 하... -_-; 정말 탐나는 사운드가 아닐 수 없네요.

하지만 가격적인 면으로 비교를 해보자면 사실 내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따질 문제가 못 되지만
전문 스튜디오에서 192KHz MQS급의 음악을 제작하는 하이엔드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250~290만원 정도인데
플레이어에 270만원을 투자해야 한다면 조금은 의아하게 생각이 들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100~200만원이 넘는 초고가의 플레이어임에도 불구하고 반 박자 느린 터치 반응은
아무리 좋은 사운드라도 이해할 수가 없네요. -_-;
조금 느린 정도가 아니라 체감 속도는 좀 답답하다고 느껴질 정도.

하지만 몇몇 아주 사소한 단점이 눈에 밟히긴 해도
모든 단점을 상쇄시키는 엄청난 퀄리티의 흠잡을 곳 없는 사운드는 '아~ 끝내준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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