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시장의 위기
Thinkabout 2006. 11. 4. 11:49
오늘 집에 있는 CD와 바이닐을 완벽하게라고는 못해도 대략 세어봤더니 4천장정도 되더라. 나는 기본적으로 음반을 사서 향유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만들어보기도 하고 글도 쓰고 기획도 하는거다. 그런데 내가 오늘 내가 사랑하는 음악을 대한민국에서 듣는다는 것을 생각해보고 나름대로 현장의 경험과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을 종합해봐서 가벼이 결론내리는 바 우리는 비교할 수 없는 음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다른 표현이 전혀 필요가 없다. 완벽한 위기다. 아니 절단났다. 음반은 팔리지 않는다. 음반시장 규모는 2000년 4104억원에서 2005년 1087억원으로 반의 반토막이 났다. (한국 문화컨텐츠진흥원 국정감사 자료) 아닌게 아니라, 최근 음반 판매 차트만 보면 실감이 난다. 공식적인 판매량 집계처가 없는 상황이다보니 공신력을 갖는 집계란 있을 수 없겠지만, 그나마 음반 판매량추정치를 집계하는 한터차트에 의하면 지난 9월 24일이후 한달간 가장 많이 팔린 음반은 동방신기의 3집이다. CD와 테이프를 합쳐 약 11만 6천장이 팔렸다.
좋다. 동방신기의 팬파워야 이미 공인된 바 있으니. 2위인 비의 4집은? 비는 동방신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이돌성은 덜하다. CD와 테이프를 합쳐 3만 2천장이다.(브라보~)영원의 옵하 이승철과 신승훈은 각각 4위와 8위를 차지했다. 2만7천장, 1만8천장(점입가경이로구나~) 한 때 100만장은 우스웠던 가수들이다. 중하위권으로 내려가면 사정은 더 심각해진다. YG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신인, 빅 뱅의 앨범은 채 1만장이 팔리지 않았다. 차트에서는 13위를 차지했다.
현재 한국 음반 시장에서 가요와 팝의 점유 비율은 9:1 정도다. 차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1위인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4천장이다. 그 밑은 오우 피~~쓰!
디지털 음원이 음반을 대체한다고 한다. 시장도 증가하는 추세다. 2000년에는 450억원의 규모로 출발하더니 2003년이후 음반 시장을 앞질렀다. 지난해에는 2486억원까지 올라섰다. 6배 가까이 시장이 커진 셈이다. 새로운 황금어장이다. 하지만 내가 현재 모 음반사에서 기획일을 해본결과 다운로드 만번보다 CD 500장이 낫다고 단언할 수 있다. 수익 분배율이 꽝이니까. 혹여라도 해보신분은 절절히 와닿을 사항일 것이다.
디지털 수익의 50% 이상을 이동통신사와 중간유통업체격인 CP업체들이 가져간다. 소매상과 도매상이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쉽게 얘기해서 다운로드 만번 떠가봐야 원작자가 그 곡만들때 든 전기값하고 식대도 안빠진다. 수익따위는 기대하지 말지어다.
무엇보다 디지털 시장에서는 음악이 순수한 음악으로 기능하기 힘들다. 감상용이 아닌 악세사리다. 곡의 일부만 잘라서(손전화가 MPC냐?) 컬러링과 벨소리를 만들고,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깔아놓기 위해 BGM을 구입한다. 순수한 감상 목적이라면 P2P 사이트 한번만 들리면 된다. 최신 음반들이 고음질 mp3로 널려있다. 그것도 앨범 단위로. 단지 듣기 위해서라면 음악은 얼마든지 공짜가 된지 오래다. 심지어 음악을 만든다고 하는 당신도 알다시피.
누구는 이런다. 판이 안 팔려도 공연은 되지 않냐고? 미안하지만 밥 잘 먹고 술취한 소리다. 요즘 체육관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보기 힘들어졌다. 한 때 수천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던 가수들이 이제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그 중 절반은 초대권이다. 세계 어디에서 공연하든 티켓 오픈 후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매진이 되는 U2의 콘서트는 우리나라에선 감히 꿈도 못꾼다. 그들이 공연하기 위해서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급의 규모가 되어야 조명과 음향 시설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런 사이즈의 콘서트를 기획했다가는 자살이외의 해답이 없다.(모른다. 이건희가 죽을때 U2콘서트열어라하고 돈을 쾌척하면 가능할런지도)
어떤 자는 이런 소리도 한다. 들을 음악이 없다고. 들을 음악이 없는 게 아니다. 들리는 음악이 없는 것이다. 난 오늘 기묘한 경험을 했다. 자우림의 네번째 음반의 타이틀곡 You & ME를 거짓말을 조금도 안 보태고 4개 케이블 채널에서 네번을 봤다. 다른 곡도 마찬가지다. 정말 뻔한 음악만 틀어댄다. 유행가 아니면 흘러간 음악이다. PD들의 직무 유기를 탓할 수도 있다. 저열한 작가의 귀를 탓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은 청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DJ는 국어사전에서 사라진 사어다. 라디오와 TV는 연예인들의 시덥잖은 설레발과 30도 안 산 호적에 잉크도 안 마른 아해들의 장대한 성공기로 청취율이 좌지우지된다. 신청곡또한 골때린다. 한마디로 매니어라는 입장의 인종들은 화석같은 존재다. 선곡또한 자율성이 박탈당한지 오래다. 내가 PD라고 생각해도 카시오페아는 무섭다.
또한 라디오를 주로 듣는 층은 대부분 성인이다. 한국의 성인층은 새 것에 관한 소구가 없으며 탐구정신또한 전무하다. 그저 한 때 이종환이 김기덕이 들려주던 감미로운 추억만을 소구할 뿐 음악 그 자체의 감동을 소구할 생각을 하질 않는다. 추억만 있을 뿐 현재가 없다.
음악시장도 망했고 공연시장도 어렵다. 방송도 올바른 게이트키핑 역할을 하지 못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올 수 있는 음악은 정해진다. 우선 몇초만 들어도 자극을 주는 미들템포 R&B다. 어이가 없다. 진짜 B-3나 Rhodes, Clavinet, Wurlitzer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애들이 사랑과 평화가 무슨 노래를 부른지도 모르고 Al Green이 보컬리스트인지 연주자인지도 모르는 병신들이 R&B랍시고 소몰이 창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울어댄다. 게다가 한국 대중들은 바이브레이션을 많이 할수록 가창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컬러링이나 벨소리로는 딱이다. 혹은 BGM으로 깔기 좋은 발라드다. 다른 장르들은 설자리가 없다. 음악보다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그리하여 10대 소녀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아이돌 그룹은 몇몇 대형 기획사를 제외하고는 높은 투자비용과 낮은 성공률 때문에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뜨는 신인가수들이 줄어드는 원인도 비슷하다.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입소문을 타면 음반이 팔리는 게 아니라 다운로드가 급증한다. 물론 P2P에서. 2004년, 애호가들 사이에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못(MOT)이라는 밴드가 있다. 음악 사이트는 물론이고, 심지어 포탈 사이트의 음악 관련 게시판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들의 이름이 보였다. 모두가 이들을 칭찬했다. 이 앨범을 제작한 회사는, 그러나 그 앨범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그러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살아남을 길은 몇 안된다.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 신변잡기를 늘어놓으며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말빨. 혹은 인터넷 연예 뉴스에 가십을 제공할만한 꺼리가 없다면 말이다. 얼마전 가수 청안이 강도 자작극을 벌였을 때 이해하고도 남았다. 잘나가는 가수들도 먹고 살기 힘들어 연기자 겸업을 선언하는 세상이다. 하물며 잘나가지도 못하는 신인가수들은 어쩌겠는가.
이 극악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인디즈를 활성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맞는 말이다. (자의던 타의던) 상업성밖에 남지 않은 음악계에 신선한 피를 수혈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인디 밴드들이 대중과 교감하며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혹여나 꿈을 꾼다면 일단은 깨어주시라. 인디즈도 엄연한 시장이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팔려야 유지가 된다. 전체적인 음악 시장이 괴멸(말이 좀 약하다. 사멸이 좋겠다.)한 상황에서 인디즈가 멀쩡할리가 없지 않은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디 음반의 손익분기점은 3천장 내외였으며 생각외로 꽤 많은 앨범들이 그 정도는 팔렸다. 그 후 홈레코딩의 발달로 제작비가 크게 줄었다. 손익분기점도 1000장 정도까지 맞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걸 넘기기도 힘들다. 승철오빠나 승훈형같은 대표급 선수들이 2만장 깔짝이는 시대에 꼴랑 입소문밖에 믿을 것 없는 인디즈 뮤지션들이 과연 1천장을 맞추기란...게다가 그나마 홍보수단이요. 본질적인 그들의 표현수단이라 할 수 있는 공연장소도 클럽이 아니고서는 힘들며 그나마도 서서히 문닫는 추세다. 지방 투어는 어림도 없다. 한 때 5만장씩 팔았던 대표급 밴드들도 분기점만 근근히 넘기는 현실이다. 게다가 그나마 수도권이나 되어야 인디즈 팬이 있다.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앨범’과 ‘최우수 모던 록’을 수상했던 마이 앤트 메리의 <Just Pop>은 2004년 발매됐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미안한데 대안과 비젼이 없다. 적어도 사지는 말짱해야 발버둥이라도 쳐볼 것이 아닌가? 팔다리 모두 부러트리고 심지어 꽁꽁 묶어놓기까지 했는데 과연 무슨일을 해서 살아야 할 것인가? 음악은 간데없고 상업성만 남았다고 탄식한들 누굴 탓할 수도 없다. 뮤지션과 제작자, 방송과 정부, 대중 모두의 잘못이다. 그리 들을 음악이 없다고 투덜대며 들을만한 음악을 찾아 듣지 않는, 좋은 음악조차 다운받아 듣는 많은 이들을 포함하여. 모두의 잘못이니 결국 아무에게도 잘못은 없다.
이쯤해서 결론하자.
대한민국의 음악은 이미 손써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음악 시장이 죽은지는 정말 오래됐다.
온라인 음악시장이 성장했으니 괜찮지 않겠냐고?
본문에도 나와있으나 통신사와 퍼블리셔만 돈을 벌 뿐
실제로 노래를 하고 곡을 쓰는 사람들에게 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_-
가수들이 본업인 노래를 제쳐두고 쇼 프로에 출연하는 이유는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너네는 가수가 쇼프로에 왜 그리 자주 나오냐?'라고 욕하는 사람들은
'내가 음반을 많이 사줬나, 아닌가' 한 번 반성해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음협때문에 음반 안 산다는 사람들을 보니
'마이크로소프트의 판매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크랙판 쓴다'는 수 많은 사람들의 코멘트가 생각이 나네.
문제는 공유를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수 많은 다운로더들에게 묻겠다. 아직도 '음협'의 탓을 할 생각인가?
다운로드 해서 들을 땐 최소한 '미안함'이라도 가질 의식수준이 되지 않는 이상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창작자들이 자신의 정단한 대가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좋다. 동방신기의 팬파워야 이미 공인된 바 있으니. 2위인 비의 4집은? 비는 동방신기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아이돌성은 덜하다. CD와 테이프를 합쳐 3만 2천장이다.(브라보~)영원의 옵하 이승철과 신승훈은 각각 4위와 8위를 차지했다. 2만7천장, 1만8천장(점입가경이로구나~) 한 때 100만장은 우스웠던 가수들이다. 중하위권으로 내려가면 사정은 더 심각해진다. YG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신인, 빅 뱅의 앨범은 채 1만장이 팔리지 않았다. 차트에서는 13위를 차지했다.
현재 한국 음반 시장에서 가요와 팝의 점유 비율은 9:1 정도다. 차트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1위인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4천장이다. 그 밑은 오우 피~~쓰!
디지털 음원이 음반을 대체한다고 한다. 시장도 증가하는 추세다. 2000년에는 450억원의 규모로 출발하더니 2003년이후 음반 시장을 앞질렀다. 지난해에는 2486억원까지 올라섰다. 6배 가까이 시장이 커진 셈이다. 새로운 황금어장이다. 하지만 내가 현재 모 음반사에서 기획일을 해본결과 다운로드 만번보다 CD 500장이 낫다고 단언할 수 있다. 수익 분배율이 꽝이니까. 혹여라도 해보신분은 절절히 와닿을 사항일 것이다.
디지털 수익의 50% 이상을 이동통신사와 중간유통업체격인 CP업체들이 가져간다. 소매상과 도매상이 대부분의 이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쉽게 얘기해서 다운로드 만번 떠가봐야 원작자가 그 곡만들때 든 전기값하고 식대도 안빠진다. 수익따위는 기대하지 말지어다.
무엇보다 디지털 시장에서는 음악이 순수한 음악으로 기능하기 힘들다. 감상용이 아닌 악세사리다. 곡의 일부만 잘라서(손전화가 MPC냐?) 컬러링과 벨소리를 만들고,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깔아놓기 위해 BGM을 구입한다. 순수한 감상 목적이라면 P2P 사이트 한번만 들리면 된다. 최신 음반들이 고음질 mp3로 널려있다. 그것도 앨범 단위로. 단지 듣기 위해서라면 음악은 얼마든지 공짜가 된지 오래다. 심지어 음악을 만든다고 하는 당신도 알다시피.
누구는 이런다. 판이 안 팔려도 공연은 되지 않냐고? 미안하지만 밥 잘 먹고 술취한 소리다. 요즘 체육관에서 열리는 콘서트를 보기 힘들어졌다. 한 때 수천명의 관객을 불러 모았던 가수들이 이제 대학로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그 중 절반은 초대권이다. 세계 어디에서 공연하든 티켓 오픈 후 한 시간이 지나지 않아 매진이 되는 U2의 콘서트는 우리나라에선 감히 꿈도 못꾼다. 그들이 공연하기 위해서는 상암 월드컵 경기장급의 규모가 되어야 조명과 음향 시설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그런 사이즈의 콘서트를 기획했다가는 자살이외의 해답이 없다.(모른다. 이건희가 죽을때 U2콘서트열어라하고 돈을 쾌척하면 가능할런지도)
어떤 자는 이런 소리도 한다. 들을 음악이 없다고. 들을 음악이 없는 게 아니다. 들리는 음악이 없는 것이다. 난 오늘 기묘한 경험을 했다. 자우림의 네번째 음반의 타이틀곡 You & ME를 거짓말을 조금도 안 보태고 4개 케이블 채널에서 네번을 봤다. 다른 곡도 마찬가지다. 정말 뻔한 음악만 틀어댄다. 유행가 아니면 흘러간 음악이다. PD들의 직무 유기를 탓할 수도 있다. 저열한 작가의 귀를 탓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결론은 청자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DJ는 국어사전에서 사라진 사어다. 라디오와 TV는 연예인들의 시덥잖은 설레발과 30도 안 산 호적에 잉크도 안 마른 아해들의 장대한 성공기로 청취율이 좌지우지된다. 신청곡또한 골때린다. 한마디로 매니어라는 입장의 인종들은 화석같은 존재다. 선곡또한 자율성이 박탈당한지 오래다. 내가 PD라고 생각해도 카시오페아는 무섭다.
또한 라디오를 주로 듣는 층은 대부분 성인이다. 한국의 성인층은 새 것에 관한 소구가 없으며 탐구정신또한 전무하다. 그저 한 때 이종환이 김기덕이 들려주던 감미로운 추억만을 소구할 뿐 음악 그 자체의 감동을 소구할 생각을 하질 않는다. 추억만 있을 뿐 현재가 없다.
음악시장도 망했고 공연시장도 어렵다. 방송도 올바른 게이트키핑 역할을 하지 못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나올 수 있는 음악은 정해진다. 우선 몇초만 들어도 자극을 주는 미들템포 R&B다. 어이가 없다. 진짜 B-3나 Rhodes, Clavinet, Wurlitzer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 애들이 사랑과 평화가 무슨 노래를 부른지도 모르고 Al Green이 보컬리스트인지 연주자인지도 모르는 병신들이 R&B랍시고 소몰이 창법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울어댄다. 게다가 한국 대중들은 바이브레이션을 많이 할수록 가창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컬러링이나 벨소리로는 딱이다. 혹은 BGM으로 깔기 좋은 발라드다. 다른 장르들은 설자리가 없다. 음악보다는 캐릭터로 승부하는, 그리하여 10대 소녀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아이돌 그룹은 몇몇 대형 기획사를 제외하고는 높은 투자비용과 낮은 성공률 때문에 언감생심 꿈도 못 꾼다.
뜨는 신인가수들이 줄어드는 원인도 비슷하다. 음악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입소문을 타면 음반이 팔리는 게 아니라 다운로드가 급증한다. 물론 P2P에서. 2004년, 애호가들 사이에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던 못(MOT)이라는 밴드가 있다. 음악 사이트는 물론이고, 심지어 포탈 사이트의 음악 관련 게시판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들의 이름이 보였다. 모두가 이들을 칭찬했다. 이 앨범을 제작한 회사는, 그러나 그 앨범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그러니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살아남을 길은 몇 안된다. 오락 프로그램에 나와 신변잡기를 늘어놓으며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말빨. 혹은 인터넷 연예 뉴스에 가십을 제공할만한 꺼리가 없다면 말이다. 얼마전 가수 청안이 강도 자작극을 벌였을 때 이해하고도 남았다. 잘나가는 가수들도 먹고 살기 힘들어 연기자 겸업을 선언하는 세상이다. 하물며 잘나가지도 못하는 신인가수들은 어쩌겠는가.
이 극악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인디즈를 활성화해야한다는 주장이 있다. 맞는 말이다. (자의던 타의던) 상업성밖에 남지 않은 음악계에 신선한 피를 수혈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인디 밴드들이 대중과 교감하며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혹여나 꿈을 꾼다면 일단은 깨어주시라. 인디즈도 엄연한 시장이다. 이러니 저러니해도 팔려야 유지가 된다. 전체적인 음악 시장이 괴멸(말이 좀 약하다. 사멸이 좋겠다.)한 상황에서 인디즈가 멀쩡할리가 없지 않은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인디 음반의 손익분기점은 3천장 내외였으며 생각외로 꽤 많은 앨범들이 그 정도는 팔렸다. 그 후 홈레코딩의 발달로 제작비가 크게 줄었다. 손익분기점도 1000장 정도까지 맞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그걸 넘기기도 힘들다. 승철오빠나 승훈형같은 대표급 선수들이 2만장 깔짝이는 시대에 꼴랑 입소문밖에 믿을 것 없는 인디즈 뮤지션들이 과연 1천장을 맞추기란...게다가 그나마 홍보수단이요. 본질적인 그들의 표현수단이라 할 수 있는 공연장소도 클럽이 아니고서는 힘들며 그나마도 서서히 문닫는 추세다. 지방 투어는 어림도 없다. 한 때 5만장씩 팔았던 대표급 밴드들도 분기점만 근근히 넘기는 현실이다. 게다가 그나마 수도권이나 되어야 인디즈 팬이 있다. 2005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올해의 앨범’과 ‘최우수 모던 록’을 수상했던 마이 앤트 메리의 <Just Pop>은 2004년 발매됐지만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했다.
미안한데 대안과 비젼이 없다. 적어도 사지는 말짱해야 발버둥이라도 쳐볼 것이 아닌가? 팔다리 모두 부러트리고 심지어 꽁꽁 묶어놓기까지 했는데 과연 무슨일을 해서 살아야 할 것인가? 음악은 간데없고 상업성만 남았다고 탄식한들 누굴 탓할 수도 없다. 뮤지션과 제작자, 방송과 정부, 대중 모두의 잘못이다. 그리 들을 음악이 없다고 투덜대며 들을만한 음악을 찾아 듣지 않는, 좋은 음악조차 다운받아 듣는 많은 이들을 포함하여. 모두의 잘못이니 결국 아무에게도 잘못은 없다.
이쯤해서 결론하자.
대한민국의 음악은 이미 손써볼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From Koolcat(cuonet)
음악 시장이 죽은지는 정말 오래됐다.
온라인 음악시장이 성장했으니 괜찮지 않겠냐고?
본문에도 나와있으나 통신사와 퍼블리셔만 돈을 벌 뿐
실제로 노래를 하고 곡을 쓰는 사람들에게 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_-
가수들이 본업인 노래를 제쳐두고 쇼 프로에 출연하는 이유는 그들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너네는 가수가 쇼프로에 왜 그리 자주 나오냐?'라고 욕하는 사람들은
'내가 음반을 많이 사줬나, 아닌가' 한 번 반성해 보시고 말씀하시기를.
음협때문에 음반 안 산다는 사람들을 보니
'마이크로소프트의 판매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크랙판 쓴다'는 수 많은 사람들의 코멘트가 생각이 나네.
문제는 공유를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반인들의 생각이다.
수 많은 다운로더들에게 묻겠다. 아직도 '음협'의 탓을 할 생각인가?
다운로드 해서 들을 땐 최소한 '미안함'이라도 가질 의식수준이 되지 않는 이상
온라인 음악시장에서 창작자들이 자신의 정단한 대가를 얻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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