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했기에 아름다웠고
풋풋했기에 안타까운 이야기.

우유부단하고 둔감하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지만
할 땐 하는 남자와 그렇기에 그를 좋아하는 한 여자.

하지만 남자만을 탓할 수는 없다.
처음부터 선을 '너는 안 돼'라고 그어버린 것은 여자의 잘못이니까.

우유부단한 남자는 우유부단하기에 그 선을 과감히 넘어갈 수 없었고
그 넘어갈 수 없는 선을 그은 여자는,
쉽게 자신의 선을 넘어오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남자가 그 선을 넘어오길
간절히 바랐던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장 슬펐던 다리 위에서의 수줍은 남자의 고백
"우리 외로운 사람들끼리 사귀어볼까?"

그 말은 진심이었다.
'외로운'이라는 것은 그저 하나의 핑계였을 뿐.

그러나 남자는 최초에 여자가 그어놓은 선을 생각하곤 그만 사과를 하고 만다.
"미안해"
넘어오지 말라고 했는데 넘어간데 대한 사과.

여자는 그게 더 화가 난다.
"왜 사과를 하는데!"

그는 끝까지 눈치를 채지 못 하고 오히려
'내가 선을 넘어버려서 화가 많이 났구나'라고 생각한다.

오바겠지만 자꾸 남자 주인공과 옛날의 내가 오버랩된다.

처음부터 '안 된다'는 그 말 한 마디에 날개가 꺾인 것마냥
좋아하면서도 그냥 그 선을 지킬 수 밖에 없었던 나.

그런데 그 선을 묵묵히 지키는 내게 화를 내는 그 사람.

남자든 여자든 누가 먼저 됐든 간에 솔직하게
"좋아해"라는 한 마디였으면 됐을텐데 말이지.

쉬울 것 같으면서도 쉽지 않다고 해야할까.
생각을 해보면 '정말 어려운 말'이었던 것 같다.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진다면 잘 할 수 있을까?'라고 물어본다면
그 대답 역시 '글쎄.. ^^;;' 이다.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