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좋아하지 말라고 하지,
왜 자기가 필요할 땐 내 곁에 와서 마음 설레게 하는 것인지.

이제 진정됐나 싶으면 또 찾아와서
가슴 뛰게 만들어 놓고 떠나가서
그 가슴이 미어터지게 만들어 놓는가요.

잊을만하면 찾아와서 왜 내 감정을 흔들어놓고 가는 것인지.

차라리 '넌 친구일 뿐이야'라는 한 마디 해준다면 마음이라도 편할텐데.
선이라도 그어주면 그 선 지키며 묵묵히 걸어갈텐데.

왜 그렇게 마음 아프게 내가 그어놓은 선을 네 마음대로 넘어와서는
내가 그린 선 흐트려버리고 네 마음대로 떠나는 것인지.

그러지 마.
너는 그냥 필요할 때 찾는, 심심할 때 한 번 찔러보곤 마는 그런 거겠지만
나는 그럴 때 마다 네가 항상 필요해지고, 너무 큰 상처에 너무 아파 그 자리에 주저앉아버리게 돼.

너를 잊어볼까 한 잔 술을 부어 마셔보아도 오히려 너를 떠오르게 하고
또 눈물로 씻어볼까 울어보지만 고인 눈물엔 네 얼굴이 아른거리고...

힘들고 아프다.

내게 주는 너무나도 행복한 아픔.
너무나도 설레는 고통.

순간의 행복 이후 찾아오는 마약의 금단증상처럼
너의 빈자리에서 느껴지는 그 그리움은

나로선 이제 도저히 감당할 자신이 없다.

BlahBl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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