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새로운 컴퓨터 조립을 위해 부품을 하나하나 알아보고 선택하는 중에

첫 선택한 제품은 가격대 성능비, 안정성이 뛰어나서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추천한

FSP HYPER K 600W 80PLUS Standard 230V EU 제품을 컴퓨존을 통해 구매했고 시스템에 장착했습니다.

 

FSP HYPER K 600W 

 

제품 조립이 끝나고 컴퓨터를 켜는 순간 경악을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컴퓨터의 동작이나 안정성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고주파 노이즈가 발생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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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파워의 열을 식히기 위해 돌아가는 팬에서 발생되는 바람소리

 

스피커를 통해 다른 기기에도 노이즈가 유입되고 아니고를 떠나서

그냥 컴퓨터만 켜도 바로 9~10KHz, 8KHz, 5KHz, 3KHz 등등 여러 대역대에서 들리는 전기적 노이즈는

도저히 참고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소리와 크기가 아니어서 제품 초기불량으로 판단,

컴퓨존을 통해 총 3차례 교환을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교환한 제품들은 전부 동일한 패턴의 고주파음이 발생했습니다.

 

결국, 다른 브랜드로의 파워를 교체해야만 했고

이전에 사용하던 시스템에 사용했던 탑파워 브랜드가 문득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Guardian TOP-600DG Single Rail 80PLUS BRONZE 제품을 선택했는데

6만원이 채 안 되는 가격에 600W의 용량, 7년의 무상 A/S 기간, 다른 파워와는 색다른 밀리터리 느낌의 디자인

그리고 이전에 상당히 만족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기대가 됐습니다.

 

그러나 이 선택으로 장장 1년이 되도록 미완의 컴퓨터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ㅋㅋ

 

일단 탑파워 가디언 600DG 모델은 파워 그 자체의 성능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12V, 5V 등등 파워에서 공급하는 전압은 안정적이었고

파워의 모든 케이블은 플랫케이블로 되어 있어서 조립 편의성이나 선정리를 하기도 편합니다.

 

특히 탑파워가 가지고 있는 특징 중, 타 브랜드의 저가형 파워는

4+4, 20+4, 6+2, 조합을 해서 장착해야 되는 핀들이 항상 분리가 되어 있어서

장착 및 재조립을 할 때는 상당히 불편한 반면

 

탑파워 제품은 두 개의 핀이 슬롯처럼 패여있는 홈으로 아주 간단하게 결합 후 장착할 수가 있기 때문에

조립과 재조립을 할 때 아주 편리하죠.

 

그러나 안정적인 성능과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스트레스를 받게하는 부분은

탑파워가 '정숙하고 수명이 길다'라고 자랑하던 140mm EBR 팬에서 발생하는 팬노이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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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존에 FSP 제품를 반납하고 처음 받은 600DG 제품에서 발생하는 팬 노이즈는

파워가 가동될 때, 시스템의 동작 중, 동작이 끝날 때 무언가 팬에 걸리는 듯한 소리가 발생했습니다.

이때는 단순 '팬의 초기 불량이구나'라고 생각하고 그냥 부담없이 제품을 교체 받았어요.

 

그러나 배송받은 제품은 총 2가지 패턴의 팬소음이 발생했습니다.

하나는 첫 제품보다 그 소리의 크기는 줄었지만 파워의 시동 시, 종료 시의 팬 소음과

시스템이 돌아가는 중간에 마치 옛날 증기기관차에서 나는 듯한 소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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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까지는 역시나 '초기불량'으로 그냥 컴퓨존과 좋게좋게 선출고 처리 받으면서

제품을 1주일에 한 번씩 교체하면서 양품이 오기를 기대했는데

이제품을 포함 총 3회의 600DG 제품을 교체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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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부터 저는 컴퓨존이 아닌 탑파워 자체에

해당 녹음파일을 제출하는 것과 함께 팬소음에 대한 피드백과 문제를 제기를 했죠.

 

탑파워 A/S 담당자와의 통화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는데,

1. 제품에는 문제가 없으나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교환을 해드리겠다.

2. 600DG, 500DG, 700DG 제품의 팬소음에 대해 1차례 RPM을 낮추는 개선을 진행했고 이후에는 소음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했다.

3. 소음이라는 부분은 '주관적'이다

4. 탑파워는 모든 제품을 기준에 따라 검수 후 출하한다

5. 제품을 보내주시면 검수 후 제품 교환을 하겠다. 

 

그러나 제가 탑파워측에 전달한 의견은

1. 파워의 전기적 성능 자체는 굉장히 마음에 든다.

2. 전기 노이즈인 고주파음은 발생하지 않는다.

3. 본인이 말하는 팬소음은 RPM의 높고 낮음에 따라 발생하는 바람소리의 문제가 아니라

  팬 자체가 동작 할 때에 발생하는 이상 소음이다.

4. 팬의 교체 또는 개선이 필요하다.

이렇게 세 가지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이후 탑파워 관계자와 직접적으로 통화를 수차례 진행했고 AS 처리 및 응대는 굉장히 성실하셨지만

사실 이야기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그냥 평행선을 달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애초에 본인 제품에 대한 확신 때문인지 녹음된 파일을 들려드려도

팬에서 발생하는 이상소음에 대해서는 인정을 하지 않고

소음의 '주관적인 부분', '사용자에 따라 민감하게 들릴 수도 있다'라는 것을 상당히 강조하는 뉘앙스였고

뭐, 특별히 결론은 내려지지 못했고 그냥 컴퓨존에서 교환신청한 다른 제품을 기다릴 수밖에 없었죠.

 

4회째 받은 제품도 팬의 동작소음은 발생했지만 이전보다는 그나마 사용할 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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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총 3회의 교환을 받고 4회째 받은 제품의 경우 이전 제품들의 팬소음 자체가 워낙에 심각했었고

도저히 더 이상은 교환을 하고 싶지 않아 만족스럽진 않았으나 파워 자체의 성능에는 상당히 만족했기에

이정도에서 체념하고 제품을 그냥 사용하기로 합니다.

 

그렇게 사용을 하다가 11월부터 컴퓨터를 끄는데

이전에 교환을 받은 제품들과 비슷한 달그락거리는 패턴의 팬소음이 발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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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나기 시작하니까 소리가 계속 발생해서 파워를 분리 후

뒤집어서 몇 차례 흔들거나 살짝 두드리거나 등등 간단한 조치를 하면 소음이 잠깐 사라졌다가

3~4일 후에 다시 소음이 발생하는 등, 증상이 점점 더 심해지기 시작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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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2월부터는 아예 파워가 동작하는 내내 처음 받았던 제품과 동일한 패턴의 팬소음이 발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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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AS 센터를 통해 점검을 받아보기 위해 전화를 시도했으나

탑파워 AS센터와는 전화가 되질 않았고 컴퓨존을 통해 AS대행을 맡겼는데요.

12월 4일 택배 입고를 시켰는데 무려 12월 16일 오후 6시 교환품을 수령받았습니다.

 

그런데 교환품으로 온 제품이 소음은 없는데

테스트용으로나 쓸법한 중고 수준의 제품이 도착했네요. -_-;

게다가 주전원 케이블은 날카로운 칼로 도려낸 듯 심각하게 손상이 된 상태였고요.

 

무려 3주일을 기다려서 받은 제품의 상태가 너무 처참해서 늦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관계자분의 전화를 통해 항의를 했습니다.

 

탑파워 관계자님의 말씀은

1. 검수를 꼼꼼히 하고 출고를 했으나 컴퓨존 측, 또는 배송 중 파손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2. 어찌됐든 손상된 제품을 수령한 것에 대해 죄송하다

3. 전화가 되지 않은 문제와 AS처리가 10일 이상 지연된 것에 대해 사과드리며 바로 선출고 지시하겠다

 

당일 바로 선출고 조치를 통해 다른 제품으로 교환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무리 봐도

1. 도착한 파워 포장 박스에는 아무런 손상이 없었기에 배송 중 파손 가능성은 적어보였고

2. 컴퓨존에 담당자와 통화해서 '탑파워에서 컴퓨존 측에서의 손상 가능성을 제기했다'라고 문의를 하니

"센터에서 입고된 제품 그대로 배송하지 별도로 제품을 개봉해서 파손의 가능성을 더할 이유가 없다"고 딸 잘라 말하네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AS의 응대는 아주 적극적이고 친절하시기 때문이 이 부분은 그나마 참 고맙지만

모든 처리 과정과 결과를 두고 본다면 정말 실망스러운 상황이었죠.

 

그렇게 이틀 후 조치된 제품을 받고 제품을 장착하고 마지막으로 컴퓨터를 동작하는데

ㅋㅋㅋㅋ 역시 동일한 소음이 바로 발생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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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음날 다시 AS센터에 팬 소음이 불규칙하게 발생한다 말씀드리니

그냥 "검수 이후 출고했다, 소음은 주관적이다"와 같은 이전에 했던 대화와 동일한 단어들만 오가는 도중

 

'불편과 스트레스를 드린 점은 굉장히 죄송하지만 저희 제품이 고객님에게 맞지 않는 거 같고

타사의 제품을 사용하시는 게 어떠냐'는 묘한 뉘앙스의 발언을 마지막에 섞으시네요. ㅎㅎ

 

이렇게 파워 하나로 5월에 시작된 컴퓨터 조립이 6개월이 지난 현 시점에도 미완성의 컴퓨터로 남아있고

여전히 조립은 진행 중입니다.

 

편의성과 가성비가 좋고 고주파음이 발생하지 않으며

파워 자체의 안정성이 어느정도 보장되는 제품을 찾으신다면

탑파워 가디언 600DG 모델을 직접 사용해본 바로 꽤 괜찮습니다. ^-^

 

물론 제품마다의 편차가 있음에는 분명하고 제가 겪은 것과 같이 팬소음이 발생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테스트 해보니 케이블 손상된 제품의 경우 소음이 1도 없기도 했기에 '그냥 쓸걸'이라는 생각도 들었...)

조용한 무소음 시스템이나 언제 발생할 지 모르는 팬소음에 대해 민감하신 분들은

구입 전 조금 고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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