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별 희한한 소리를 다 듣는다.
음성 정보를 담은 Wave 파일이
하드디스크에 따라 음질이 달라지거나 음색이 달라진다 그러질 않나,
그래서 복사할 때마다 또 음질이 변한다 그러질 않나,
네트워크로 전송할 때도 음질이 변한다 그러질 않나.. -_-
게다가 더 웃긴 건,
CPU에 따라서 음질이 변한댄다!
최근의 좋은 CPU들은 좋은 음질을 내고 예전에 버그가 있는 구형 CPU들은 음질이 나쁘고 뭐 이런?
거기다가 작업한 곡을 wave파일로 만들 때 Export 시의 CPU 점유율에 따라서도 음질이 변한댄다!
그러니까 CPU 점유율이 30%일 때랑, 50%일 때랑, 90%일 때랑 음질이 서로 다르다는 말이지.
거기다가 사용되는 전송 케이블(광케이블 종류, Firewire 케이블의 종류, USB 케이블의 종류)에 따라서도
음질이 달라진다고 한다!
와~ 이거 정말... 뭐라 할 말이 없다.
0과 1로 이루어진 디지털의 근간을 뒤흔드는 그런 엄청난 발언들이
지금 자신의 귀가 최고라고 믿고 있는 돌팔이 음향집단으로부터 씨부려지고이야기 되고 있다.
'증거를 대라!'라고 하니 '내 귀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귀를 믿어라'라고, '왜 못 믿냐'라고 억울해하네?
또, '여러분 자신의 귀를 믿으세요!'라고 하는데
MP3 192Kbps 이상과 원본 파일을 분간 못하는 나로서는
이건, '나는 분간하겠는데 대체 너는 왜 분간 못 하니?'라는 이야기랑 동일한 거 아냐?
디지털에서 데이터의 변형은 아날로그와는 달리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1000101010001과 1100101010001은 두번째 자리의 0과 1, 그러니까 한 자리의 데이터에 차이가 있을 뿐이지만,
디지털의 관점에서본다면 두 개의 데이터는 완전히 다른 데이터다.
그 크기로 따진다면 두 개 데이터의 값의 차이는 2^11 만큼이나 엄청난 차이가 있다. -_-
(2진수 1000101010001은 10진수로 4433 이고 1100101010001은 6481이다. 그 값의 차이가 무려 2048이다.)
그러니까 이건 변형 수준이 아니라 완전하게 다른 파일 또는 읽을 수 없이 손상된 파일이 되는 셈이다.
그러니 복사한다고 음질이 달라지고 음색이 달라진다는 소리는 한 마디로 '개헛소리'다.
신기루 현상을 보고 '내 눈이 저렇게 보고 있는데 왜 저게 사실이 아니냐, 억울하다!'라는 소리나,
'나는 외계인인데 왜 못 믿냐, 억울하다!'라는 소리랑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의미다. -_-;;
이해가 안 가는 분들을 위해서 위의 이야기가 어떤 이야기인지 쉽게 예를 들어 설명을 하자면,
내가 디카로 사진을 찍어서 만들어진 jpg 파일이 하나 있다.
그런데 디카에서 하드디스크로 복사를 하면 디카에 들어있는 jpg 파일과
하드디스크로 복사된 jpg 파일의 색감이나 화질이 서로 달라진다는 이야기다.
당췌 이게 말이나 되는 소리냔 말이야.
그리고 이 jpg 파일을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고 하면 화질이 계속 나빠진다는 거다.
1. 디카로 찍은 최초의 사진 |
2. 디카에서 하드디스크로 전송한 사진 |
3. 하드디스크에서 다른 곳으로 복사한 사진 |
4. 복사한 사진을 또 복사한 사진 |
그리고 전송 시에 사용하는 USB 케이블에 따라서도 사진의 색감이나 화질이 변한다는 거다. -_-
비싼 USB 케이블은 화질이 좋게 전송이 되고, 싼 USB 케이블은 화질이 나쁘게 전송이 되는.
거기다가 CPU에 따라서도 사진의 화질이나 색감이 서로 달라진다는 의미인데..
이런 예를 들어주니까 한다는 소리가 '소리와 이미지는 다르지 않느냐'랜다.
(아, 그 최초에 예를 들었던 분은 이미지가 아니라 워드 파일을 예로 들었었다.)
참나~ 어이가 없어서.
소리와 이미지는 분명 다르지만 지금 이야기는 '디지털 데이터의 신뢰성'이라는 문제에 관한 이야기고
이미 디지털화 된 Wave와 jpg라는 디지털 데이터에 관한 이야기니까 다를 게 전혀 없는데도 말이지.
(여기에서 그 사람은 이미 디지털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다고 봐야하겠다.)
이 이야기가 뭘 뜻하는 것이냐면 '디지털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다. -_-
그러니까 디지털이라는 것은 애초에 없다는 말과 동일하다는 거다.
아, 물론 어떻게 생각하면 다르게 들릴 수도 있겠다.
그건 디지털 데이터의 변형에 의한 게 아니라 현재 사용되는 재생환경과 사용한 기기의 상태와
듣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서, 그리고 기기에 공급되는 전원의 품질이나 상태에 따라서겠지.
하나는 알고 둘은 모르는 한심한....
정말, 이런 인간들하고 같이 음악한다고 하기가 쪽팔린다. -_-
한 번 생각을 해봐라 인간의 오감이 얼마나 부정확한 기관들인지.
착시현상이라는 게 왜 있는지, 그리고 MP3라는 기술, OGG 등의 음성 압축에 쓰이는 기술이 어떤 기술인지.
당신들 말처럼 그 잘난 귀를 속여 음질을 깎아내되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기술 아닌가?
그런 귀를 믿으라고?
이건 진짜 오래 살지 않고는 겪을 수 없는 일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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